[왓처데일리] 전국의사총연합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원격의료를 추진하려는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9일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지난 8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아직 처리되지 못한 경제 활성화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럴 때에 원격진료 의료시스템이 시작되지 못해 아쉽다는 발언을 했다"며 "과연 이 발언이 현재 메르스 사태의 혼란 속에서 집권 여당의 대표들이 할 수 있는 발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원격의료가 전염력이 강한 감염병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학적으로 단 1초의 고찰도 하지 않고 내뱉은 발언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지금의 메르스 사태가 비전문가들이 보건의료를 좌지우지 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물인데 또다시 의료에 있어 문외한인 자들이 원격의료라는 오히려 메르스보다 더욱 국민 건강에 위협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니 이 나라 의료에 미래가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메르스와 같이 전염력이 강한 감염성 질환을 감별해내기 위해서는 병력 청취와 자세한 문진, 그리고 이학적 검사가 필수적이고, 혈액이나 객담 검사 등의 검사는 이러한 과정이 있은 후에 시행이 되어야 병의 진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그리고 그 이학적 검사에는 시진, 청진, 촉진, 타진 등의 구체적인 과정이 포함된다. 특히 시진과 청진은 호흡기 질환 감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모니터를 보고 진료를 해야 하는 원격의료에서는 불가능한 이학적 검사"라고 말했다.
그런데 만약 감염성 질환을 원격의료를 통해서 진료하라고 한다면 의사는 부족한 정보로 인해 결국 혈액 검사나 객담 검사 등을 남발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감염성 질환의 경우 환자의 상태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우가 많아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능동적인 대처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만성 질환의 관리에도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되는 원격의료를 감염성 질환에 적용한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메르스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방역 시스템을 개선하고, 보건의료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에 앞장서 나가야 할 집권 여당에서 의료인들과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이 시기를 이용하여 국민 건강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의료기기업자들과 관련 대기업만 배 불리는 원격의료를 추진하려고 하는 작태를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집권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만약 이번 메르스 사태를 교훈 삼아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울 생각이 있다면 원격의료 도입 같은 황당한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의사와 보건의료인이 중심이 되어 뿌리부터 다시 시작하는 보건의료시스템을 확립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제도적 장치의 기본이 보건부 독립과 저수가 제도의 개선이다. 비전문가에 의해 자행되어온 관치의료를 타파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며 질병 예방업무 기능이 상실된 보건소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보건부 독립은 필수적이다. 또한 이번 메르스 사태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박리다매식 외래 진료, 다인실 위주의 시설기준 미달 입원 병실 문제, 시장판을 방불케 하는 대학병원 응급실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곡된 의료 현실의 근본원인인 저수가 체계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 병의원에서 받는 감염관리료가 1인당 일일 150원 밖에는 되지 않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노력 없이 원격의료를 언급하는 것은 결국 정치권에서는 국민 건강을 위한 보건의료의 개선에 아무런 의지가 없음을 국민 앞에 자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