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교전은 감소 '의료상황은 열악'
2015년 03월 04일 14시 45분 입력

[왓처데일리] 2월 15일 정전 협정이 발효된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교전은 줄어들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폭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교전선 양쪽에서는 여전히 의료 지원이 절실하다. 지역 주민과 피난민들의 생활 여건은 매우 위태롭고, 많은 의료 시설이 훼손되거나 완전히 무너졌으며 의약품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10개월간 이어진 분쟁으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속히 의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월 21일,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분쟁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데발트세베 시에 도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 9월 이후로 데발트세베 지역 병원에 의료 물품을 지원해 왔지만 지난 몇 주간 벌어진 격렬한 교전으로 데발트세베는 인도적 지원이 불가능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올리비에르 안토닌(Olivier Antonin)은 “집집마다 창문은 산산이 부서졌고, 전선들은 끊어진 채로 여기저기 매달려 있다. 시내에는 전기, 난방, 수도가 모두 끊겼고, 집 안이 너무 추워서 남은 사람들은 임시 피난처나 건물 지하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가 도착하자 주민들은 놀란 표정으로 어디서 약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당장 약이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데발트세베 소재 병원 2곳 모두 훼손되었으며 하나는 아예 문을 닫았다. 이 도시에 남은 의사는 현재 단 3명이다. 탈출하고 피신한 주민도 많지만, 기존에 2만5000명이던 주민 중 최소 5000명이 남아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 지원이 절실하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전쟁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 물품, 1차 진료 의약품과 물자 등을 지원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사 1명이 2월 24일부터 데발트세베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고를로프카 주변 상황도 살피고 있다. 지난 1월, 가장 교전이 격렬했을 때 국경없는의사회 외과의사 1명이 고를로프카 지역 제2병원을 지원했으며 지난 2월 25일에는 병원이 폭격을 받은 고를로프카 동부 우글레고르스크(Uglegorsk)를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찾아가서 이동 진료소 운영과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우글레고르스크와 주변 마을 1000가구에 필수 구호 물품을 배급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지역 내 19곳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여 시골 주민들과 피난민들에게 1차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활동을 시작하고 첫 3주 동안에만 1500건이 넘는 진료를 실시했는데, 이 지역에 진료 및 의약품 지원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다. 교전선 북쪽 100km 지점에 위치한 스비야토고르스크(Svyatogorsk)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사 자히르 무하마드 칸(Zahir Muhammad Khan)은 “난방이 되지 않는 습한 지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지내고 있어서 호흡기 감염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비야토고르스크에는 분쟁을 피해 온 피난민 3000여 명이 머무르고 있는데,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곳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한다.

 

교전 피해가 심각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지난해 여름 이후로 의료 물자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으며 아예 공급이 끊어진 곳도 있다. 2015년 이후, 반군 통제 지역의 의료 시설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보건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 그 결과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해서 진통제 같은 기본 의약품마저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은행들도 문을 닫았고, 벌써 몇 달째 연금도 지급되지 않아 주민들은 교통비나 약을 살 돈이 없어서 병원 가는 것을 미루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이동 진료소를 찾는 환자 대부분은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천식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 환자들이다.

 

루한스크 지역의 상황은 특히 절박하다. 의약품도 크게 모자랄뿐더러 식량 등의 생필품도 구하기가 어렵다. 루한스크에 남아 있는 주민 대부분은 노인, 장애인, 환자 등 지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로, 분쟁을 피해 다른 곳으로 피난을 떠날 수조차 없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시골 지역 보건소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는 한편 노인, 장애인, 고아, 정신 장애인들을 돌보는 복지 시설에서도 진료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의약품 및 위생 물품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