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연구소, 제18회 동반성장포럼 12일 개최
2015년 02월 12일 09시 52분 입력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정운찬)는 12일(목) 오후 4시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개헌과 동반성장’이라는 주제로 제18회 동반성장포럼을 개최한다.

 

이날 포럼은 정운찬 이사장의 사회로 김선택 고려대 교수, 이재오 새누리당 국회의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의 주제발표 후 이들과 청중과의 자유로운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7월, “한국사회, 어떻게 살릴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12회 동반성장포럼에서 정치부문의 변화에 대한 조순 전 부총리의 제안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조순 전 부총리는 “정치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각제와 다당제를 채택해야 한다”며 “대통령제와 양당제가 양보 없는 대립과 마찰을 불러와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연구소는 우리 사회의 동반성장을 위해서 경제부문뿐 아니라 정치부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이번 포럼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헌법이 규정한 경제조항을 중심으로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 맞는 헌법에 대해 이론적 성찰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주제발표문 요약내용]

 

 

- 김선택(헌법학 교수, 고려대 로스쿨) -

1987년 민주화 이행에 성공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공고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민주주의의 후퇴”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받고 있다. ‘최소(한의) 민주주의’ 내지 ‘선거민주주의’로서나마 – 한국 민주주의를 간신히 견인해온 여러 제도적·문화적 요소들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슬럼프에 빠진 것이다.

 

현재 두 가지 방향에서 헌법 개정이 제안되고 있다.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키고 대통령의 중임을 인정하자는 ‘원포인트 개헌론’과 대통령의 제왕 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형태를 의원내각제나 분권 형 대통령제로 바꾸자는 ‘정부형태변경 개헌론’이다.

 

과연 이러한 헌법 개정이 한국 민주주의를 슬럼프로부터 구제할 수 있을까? 우선 ‘원포인트 개헌론’은 여소야대 현상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 근본적으로 한국에서는 4년 중임제가 예외 없이 독재로 변질되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수술 책이 될 수 없다. ‘정부형태변경 개헌론’은 사회 전반에 수직적·위계적인 유교·군사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헌법상의 정부형태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일조일석에 집권자의 제왕 화 현상이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결국, 개헌 자체만으로는 한국 민주주의를 슬럼프에서 구제할 방안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헌을 분권과 협치, 국민 참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더 근본적인 성과를 지향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헌을 권력자가 비상의 시기에 내리는 결단이 아니라 헌법의 주인인 국민이 주체로 참여하여 자신의 공동체 모습에 관하여 합의를 도출해내는 과정·절차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참여가 보장되는 개헌절차가 마련되어야 하고, 개헌과 동반하여 정치 관련 법률이 개정됨으로써 국민의 ‘정치시장’ 진입이 광범하게 가능하게 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법 개정 과정의 개시를 위한 어젠다 설정(agenda-setting)단계, 초안 작성 이전단계와 초안 작성 단계에서의 국민의 자문 참여, 국회에서의 심의단계, 국회에서의 채택단계, 국민투표에 의한 승인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서 국민 참여의 방식과 피드백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투표법으로부터 분리하여 별도의 ‘헌법개정절차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국민 참여 과정을 총괄할 수 있는 기구도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한국 민주주의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관점에서 과거처럼 정치 엘리트들 간의 정치적 담합으로 개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논의의 주체가 되는 헌법 개정을 한 번 해보자. ‘헌법개정절차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헌법적 대화’를 전 국민적 기반 위에서 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헌법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게 되고 헌법적 가치들을 내면화한다면, 그러한 헌법에 기초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진정한 의미의 국민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 이재오(국회의원, 새누리당) -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구조적 한계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내용적·실질적 민주주의가 미성숙 상태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우리 사회 전 영역으로 확산됨으로써 선진국 진입은커녕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 중 1인당 GDP 3만 불 이상 국가에서 우리와 같은 대통령제 국가는 사실상 없다. 이제는 통치 권력의 독점시대에서 협치 시대로 전환할 시점이다.

 

대통령의 만기친람(萬機親覽)식의 1인 집중 권력구조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가 필요하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혼합형 정부형태(hybrid system)다. 대통령과 총리, 입법부와 행정부, 중앙과 지방, 민간과 공공이 적절히 역할 분담하는 협치(協治)의 권력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분권형 대통령제의 핵심이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국가와 국민의 최고 대표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외교·국방·통일 분야는 직접 관장한다.

 

국무총리는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 행정 일체를 총괄한다. 각각에 독자적 권한과 협치적 권한을 준다. 의회와 행정부의 역할도 변하게 된다. 의회는 총리를 선출하며, 정부 불신임권을 가진다. 이때, 총리에 대한 불신임은 독일식 ‘건설형불신임제’를 채택한다. 현재와 같이 법률·예산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며, 대통령·총리·국무위원에 대한 탄핵권을 지니는데, 이에 대하여 정부는 법률안 거부권과 국회해산권 등을 통해 견제하게 된다.

 

분권형 대통령제의 핵심은 분권으로 중앙의 통치구조뿐만 아니라 지방정부의 권한 문제도 포괄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먼저, 중앙 정치의 대립이 지방까지 확산되어 지방자치에 역행하고 있다. 중앙정치의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인물 본위, 능력 본위로 기초자치단체장과 의회의원을 자율적으로 선출할 수 있도록 정당의 후보자추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둘째는 지방정부의 재정과 권한의 문제다.

 

지방세의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며, 자치사무의 비율도 20%에 불과하다. 그래서 2할 자치에 머무르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과감한 지방정부의 재정 확충과 권한 강화’를 통한 지방 분권이 해답이다. 마지막으로, 바로 헌법적 보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점이다. 현행 헌법에 지방자치 관련 조문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이 두 조문조차도 대부분 법률에 위임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적 한계에 부딪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강화가 입법 장벽에 막혀 있다. 그래서 현행 헌법의 지방자치 분야를 대폭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시기상조론도 있지만, 헌법에의 명시와 보장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언적 표현이라도 명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 우윤근(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 -

동반성장은 정치·경제·사회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보편적인 문제이다. 우리 사회 ‘갈등’의 근본 원인은 ‘승자독식’에 있다. 정치에서의 ‘권력독점’, 경제에서의 ‘자본독점’, 사회부문에서의 ‘기회독점’ 이 3대 독점 구조가 대한민국의 잠재력과 국민의 희망을 좌절시키고 있다.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반성장’의 길을 가야 한다.

 

‘승자독식’의 정점에 바로 정치가 있다. ‘권력독점’을 극복하는 개헌 이이야말로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이자 정치에서의 동반성장의 길이다. 대한민국은 대통령 한 사람의 ‘만기친람’에 맡기기에는 복잡하고 규모가 큰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체제는 ‘국민직선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생각한다. 국군통수권, 의회해산권 등 비상대권을 갖는 대통령은 직선으로 뽑되, 의회에서 선출된 총리가 실질적으로 내각을 구성하고 책임지는 형태다. 이번 2월 국회에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앞으로 1년 동안 개헌안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자. 새로운 헌법의 적용 시기는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여·야가 합의하여 조정하면 된다.

 

경제에서의 동반성장은 ‘자본독점’을 극복해야 가능하다. 한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총체적 위기’이다. 정부는 여전히 대기업과 부자가 잘되면, 서민도 더불어 잘살게 된다는 ‘친 (親)대기업 낙수효과’에만 매달리고 있는 듯하다. 소위 ‘초이노믹스’는 총체적 실패다.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을 위해 ‘소득주도 성장’으로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 먼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저임금도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로 상향 조정하고 ‘생활임금제도’도 확산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시장의 활력을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 대·중견·중소기업 간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제도적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조세와 정부의 사회적 지출을 통해 분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먼저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불필요한 국책사업을 정리해,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 조세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 수렴을 위해 <범국민 조세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하자. ‘경제민주화’와 잘못된 ‘갑·을 관계의 청산’도 경제의 동반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기회독점’ 극복을 위해 ‘사회ㆍ교육 분야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기회의 사다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개선하자. 교육재정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고, 계층 간, 지역 간 교육격차를 완화하여 ‘교육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교육복지법」을 제정하자.

결론은 역시 ‘정치’이다. 시대에 뒤쳐진 ‘87년 체제’를 바꿔야 경제도, 남북관계도, 노사갈등도, 복지도, 교육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견ㆍ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다.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