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왓처 10대 뉴스]⑧ 당위성 없는 ‘약침 표준화 사업’
2014년 12월 29일 09시 41분 입력

[왓처데일리] 한 해가 다 저물어가는 12월. 심평원의 자보약침 보험료 중단에 이어 약침에 대한 또 하나의 악재(?)가 터졌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원장 신흥묵, 이하 진흥원)이 이미 한방병원과 한의원 등에서 환자들에게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약침제제에 대해 표준화 작업이란 명목 하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임상시험을 하겠다는 계획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2015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 따르면 ‘한방약침약제 규격 표준화 사업’에 내년부터 2019년까지 총 30억이 지원될 예정이며 국비가 50% 보조될 예정이다. 특히 봉약침, 황련해독탕약침, 녹용약침, 산양산삼약침, 팔강약침, 홍화약침, 당귀약침 등에 대한 비임상 및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등 표준화 연구가 실시될 계획이다.


사업 제목이나 내용을 보면 당장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약침을 위한 사업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한의계 입장을 확연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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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과 한의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약침. (사진=대한약침학회)
일선 한의계와 대한약침학회(회장 강대인)는 이미 임상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침에 대해 또 다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은 말도 안되며 약침 표준화 사업이 한의계를 위한 사업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약침학회에 따르면 진흥원은 표준화 사업을 위해 봉약침, 자하거약침 및 산양산삼약침 등 다양한 약침에 대한 비임상 및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약침학회를 방문해 도와줄 것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침학회 관계자는 “이미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침은 처방구성과 분량, 추출량과 시간 등의 추출방법들이 다 공개가 돼 있어 간단한 패턴분석만 하더라도 정확한 물질들이 추출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며 “약침제제는 제약회사에서 생산해서 한의사가 안심하고 사용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지 진흥원 살림살이를 위한 사업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약침이 자칫 신약으로 분류될 경우 신약은 양의사만이 처방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인해 제2의 천연물신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반면 진흥원 측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예산 규모가 작아 임상시험은 할수도 없다. 단지 약침의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약침제제 표준화 사업의 기본 목적과 방향”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5년동안 약침 표준화 사업이 진행되기에 한의계와 대한약침학회는 혹여 제2의 천연물신약 사태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