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생약)제제 비임상가이드라인, 누구를 위한 개정?
2014년 12월 23일 14시 19분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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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가 개정한 한약(생약)제제 비임상가이드라인 문서


[왓처데일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이번에 개정한 한약(생약)제제 비임상가이드라인(이하 비임상가이드라인)은 겉으로는 한의사와 한약사들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한의계가 아닌 앙의계를 위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한의계의 지적이다.


특히 한의사가 쓸 수 없도록 되어있는 ‘생약’과 ‘생약제제’에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번 비임상가이드라인은 관련부처인 식약처 조차 한약보다 생약에 초첨을 맞췄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과연 비임상가이드라인은 누구를 위해 개정된 것일까.


한의계는 이번 비임상가이드라인이 철저하게 ‘양의사’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규정에 따르면 생약과 생약제제는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비임상가이드라인이 한의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생약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한의계의 입장이다.


한의계 관계자는 “생약은 모든 한약재의 조합이다. 이번 비임상가이드라인 개정은 결국 양의사들이 한약재를 마음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심지어 물과 30% 에탄올 추출물만 한약제제이고 이 용매가 아닌 다른 어떠한 용매로 추출한다면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고 양의사들이 사용하는 제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비임상가이드라인 개정안은 한약과 생약에 대한 용어 사용 문제 자체가 한의사를 배제한 채 양의사에게 유리한 쪽으로 설정되어 있어, 자칫 한의사와 양의사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또한 일부 내용에서는 아예 한약을 제외하고 생약만을 이야기 하고 있어 올 초 행정소송 1심에서 문제로 지적된 사안인 천연물신약과 관련해 한의계를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식약처는 법규상에 한약이 ‘~한 생약’이라고 되어 있으며, 생약이 더 넓은 개념으로 쓰이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물질의 특성을 이야기 할 때는 생약이 더 넓은 개념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제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법으로 그렇게 쓰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 생약제제과 관계자는 “현재 한의사가 생약이나 생약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의해 직능 간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따라서 우리 측에서도 복지부 측에 문의를 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식약처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으로 보건복지부로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한 형국이다.


식약처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한의계 관계자는 “법률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서 한약의 정의안에 나오는 ‘생약’이라는 단어 하나로 자기들 입맛대로 규정을 만들고, 양의사와 양약사들이 사용하는 의약품을 무한정 양성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참에 ‘생약’이라는 말을 아예 삭제해 버리고 ‘약용으로 사용하는 물질’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근본적으로 생약이라는 사생아로 인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