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제제 비임상 가이드라인 개정, 천연물신약 비임상가이드라인을 이름만 변경
2014년 11월 17일 09시 18분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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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처데일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2011년 제정된 ‘천연물의약품 비임상자료 가이드라인’을 ‘한약(생약)제제 비임상시험 가이드라인’으로 개정하면서 한약을 생약으로 둔갑을 시도하고 있는 등 한의계를 속이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욱이 한의계 일각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이 식약처가 한의사와 한약사를 무시하고 주도권을 쥔 채 양의사와 양약사에게 한약에서 유래한 신약을 쓰게 해주겠다는 의도이며, 결과적으로 양의사와 양약사가 한약을 사용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의 개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행정소송 1심의 패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신약은 무조건 생약제제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신약은 그 주요 성분이 한약제제라도 한의사는 사용을 할 수 없고 양의사만 쓸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한의계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이 향후 출시되는 신약에 대해 한의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만약 향후 행정소송에서 현재 소송이 진행중인 천연물신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한약을 양의사들과 한의사들이 같이 쓰는 것으로 만들어 한의계와 관계없이 적어도 양의사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27일 한약(생약)제제 개발과정에서의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권장되는 비임상시험의 요건과 비임상시험을 실시함에 있어 고려할 사항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현재까지의 경험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한약(생약)제제 비임상 평가에 대한 최근 입장에 대해 안내하고자 지난 2011년도에 제정된 ‘천연물의약품 비임상자료 가이드라인’을 ‘한약(생약)제제 비임상시험 가이드라인’으로 변경하고 그 내용을 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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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월, 집단휴진에 들어간 1만 여명의 한의사들이 ‘천연문신약 백지화를 위한 범한의계 궐기대회’에 참석해 천연물신약 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최원우 기자 naxor@watcherdaily.com>


문제는 식약처가 비임상시험자료의 종류와 범위를 규정하며 한약제제 품목허가 신청 시, 전통적 사용경험이 인정되는 의약품으로 동의보감, 방약합편, 한양집성방 등의 ‘한약서’만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한약서에 수재된 처방 근거에 따라 제조된 한약제제의 처방에 해당하는 의약품은 전통적 사용경험과 문헌에 근거하여 인체에서의 안전성이 인정되며, 품목허가 시 비임상 독성, 약리시험이 요구되지 않는다.


이는 임상에서 이미 오랜 기간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되어 온 제제라 하더라도 식약처가 인정하는 옛날 한약서의 범주에 들어있지 않을 경우 무조건 신약으로 가거나 자료제출 의약품으로 가야하며, 동물실험 등의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의과대학에서 교과서로 사용하고 있는 책의 경우 최근 수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치며 전통적 한약서에 비해 부작용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옛날 한약서만을 인정하고 있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어떠한 한의서에도 기재 되어있지 않은 제제만이 식약처가 요구하는 생약제제 자료제출의약품이 아닌 한약제제 자료제출 의약품으로 가야 한다. 이러한 한약제제의 경우 검증이 안 되었기 때문”이라며 “또한 식약처가 인정하는 한약서 이외의 제제의 경우 동물실험 등의 비임상시험을 거치고 임상시험으로 넘어간다. 비임상시험은 임상시험을 거쳐 가는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서양의학적인 입장에서만 비임상시험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한약제제 분야에 있어 10종 한약서는 기본적으로 자료를 면제하고, 그 외에 있어서는 처방이 불명확하거나 독성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자료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의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만 한약제제고 나머지는 무조건 생약제제 또는 신약이라는 미명아래 양의사와 양약사가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긴 것이다.


식약처 생약제제과 관계자는 “10종 한약서 이외에 다른 한약서나 문헌들을 근거로 해 허가를 신청할 때는 무조건 임상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만약 안정성·유효성 부분에 있어 10종 한약서와 차이가 없으면 임상을 면제할 수도 있다”며 “케이스나 품목에 따라 다른 것이다. 결코 10종 한약서 이외에는 무조건 임상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인정하고 있는 10종 한약서 이외에 교과서 등에 대해서는 고시개정 의견으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식약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신청 의약품이 광범위한 사용 경험과 안전성에 대한 축적된 정보를 가지고 있어 약효와 안전성에 관한 과학적인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관련된 자료는 시험대상자 및 환자의 안전성과 관련된 모든 측면에 대해서 적절한 문헌이나 참고자료들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설명하는 자료는 각 국의 공정서, 허가사항, 한의학·약학 등 관련 서적과 더불어 과학문헌에 대한 포괄적인 문헌조사와 전자 데이터베이스(Medline, Toxline, TOMES, RTEC, TradiMed, 한약재과학화사업단 DB 등)를 통한 연구조사를 포함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의계는 식약처가 SCI를 관장하는 WoS나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연구재단 등의 국가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제외하고 ‘한약재과학화사업단’을 포함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약재과학화사업단은 명칭은 한의학과 관련된 것처럼 보이나 실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 속한 단체이다. 때문에 식약처가 사실상 약사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포함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즉, ‘한약제제’ 비임상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한의사를 배제한 가운데 서울대 약대를 중심으로 한 약사들이 주도해서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약사의 입장을 따로 반영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설명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건강일 뿐 특정 이해 당사자를 따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한약재과학화사업단이 서울대 약대에 있는 것은 맞지만 특정인의 이해관점에서 절대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이를 직능간의 이해갈등으로 몰아가면 업무를 함에 있어서 정말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약과 생약에 대한 용어 사용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식약처의 용어 설명에 따르면 ‘한약’은 동물, 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된 것으로 주로 원형대로 건조, 절단 또는 정제된 생약이며, ‘생약’은 동·식물의 약용으로 하는 부분, 세포내용물, 분비물, 추출물 또는 광물이다.


또한 ‘한약제제’는 한약을 한방원리에 따라 배합하여 제조한 의약품이며, ‘생약제제’는 서양 의학적 입장에서 본 천연물제제로서 한의학적 치료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제제를 뜻한다.


문제는 이러한 생약과 생약제제의 경우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가이드라인 자체가 한의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생약과 관련된 내용은 모두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한의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한약은 기존의 10종 한의서에만 국한하여 사용하라고 하는 것이고 생약은 모든 한약재의 조합으로 양의사들이 마음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물과 30%에탄올 추출물만 한약제제이고 이 용매가 아닌 다른 어떠한 용매로 추출한다면 10종 한의서에 있는 처방이라고 해도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고 양의사들이 사용하는 제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약에서 추출한다고 하더라도 단일물질이라면 양의사만 사용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한약’에 대한 법률 정의에서 ‘정제된 생약’이라고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정제가 된 물질’은 ‘양약’이라는 망측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부 내용에서는 아예 한약을 제외하고 생약만을 이야기 하고 있어 행정소송 1심에서 조차 문제로 지적된 사안에 대해 한의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있어 법규적인 용어만을 사용했다는 입장이다. 법규상에 있어 ‘한약은 ~한 생약’이라고 되어 있어 생약이 더 넓은 개념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은 결국 법규에 있는 그대로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더 큰 개념인 생약으로 이야기 하겠다고 앞에 명시를 해 놓았다. 물질의 특성을 이야기 할 때는 생약이 더 넓은 개념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제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법으로 그렇게 쓰도록 되어 있다”며 “현재 한의사가 생약이나 생약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법에 의해 직능 간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따라서 우리 측에서도 복지부 측에 문의를 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식약처는 “기본적으로 용어에 대한 오해가 있다 보니 천연물신약 후속판이라는 오해로 이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며 “현재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한의협 등 한의사 단체에서 많이 의견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 확정 된 가이드라인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가 있는 부분들은 협의를 거쳐 수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은 식의약처는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고 보건복지부로 책임전가에 급급한 형국이다. 법률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서 한약의 정의안에 나오는 ‘생약’이라는 단어 하나로 자기들 입맛대로 규정을 만들고 양의사와 양약사들이 사용하는 의약품을 무한정 양성해 나가겠다는 의도라고 보여진다.


차제에 ‘한약’의 정의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생약’이라는 말을 아예 삭제해 버리고 ‘약용으로 사용하는 물질’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근본적으로 생약이라는 사생아로 인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법률 개정작업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이번 ‘한약(생약)제제 비임상시험 가이드라인’ 개정이 한의계의 주장처럼 약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한의계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천연물신약의 후속판’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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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도 이러한 내막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점이 한의계의 앞날이 암울하게 하고 있다. 지난번 천연물신약 문제만 하더라도 한의계에서는 유일하게 약침학회에서만 몇 년 전부터 천연물신약은 ‘한약제제’로 바꿔달라고 주장했지만 한의사협회는 정작 관심조차 없다가 집행진이 물러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현 한의협 집행진은 ‘천연물신약 문제’로 들어선 집행진인데 불구하고 이러한 엄청난 음모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에도 아직도 아무런 대꾸나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집행진의 능력을 의심해야 하고, 식의약처의 의도를 파악을 하고서도 아무런 행동이나 회원들에게 공지를 하고 있지 않다면 이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