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향의 이은우 변호사가 한겨례신문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1999년 약품 실거래가상환제 도입 뒤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벌어졌지만 공단은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방관하고 있다. 실거래가상환제는 병·의원과 약국 등 요양기관이 제약사나 도매상으로부터 약품을 구매한 실거래 금액을 신고하면 공단이 실거래 금액을 지급해주는 체계로, 보험약가를 상한으로 한다. 요양기관이 좋은 약을 저렴하게 구매해 공급하면 실제 구매가격만큼 보험약가를 내릴 수 있어공단이나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 그러나 제약사가 요양기관에 리베이트를 하고, 이에 요양기관이 상한금액을 꽉 채워 보험약가대로 약을 샀다고 공단에 거짓 보고하면, 공단은 약값을 비싸게 받아내야 한다. 이은우 변호사는 “병원과 제약사 간 의약품 불공정거래로 요양기관이 리베이트를 받아 뒷돈을 받으면 약값 거품으로 인해 결국 최종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된다”며 “실거래가상환제의 허점과 리베이트와 약값 거품의 순환 고리가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2007년 연간 2조~3조원의 리베이트가 불법적으로 오간 것으로 추산하는 발표를 했었고, 감사원이 2012년에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보건복지부, 검·경, 공정위 등이 제약회사와 약품 도매상들의 불법 리베이트를 적발해낸 금액만도 무려 1조1141억원에 달했다”며 “2007년에 공정위는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이 매출액의 약 20%를 불법적인 리베이트로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많은 도매상을 통해 약품이 판매되지만 전국의 병원과 약국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의약품 보험약가가 99.9%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모든 병원·약국이 제약사나 도매상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대가로 리베이트가 포함된 거품 가격을 진짜 가격인 양 숨겨왔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공정위가 리베이트를 피해로 보고 계산했는데, 이미 2007년에 연간 최소 2조800억원에서 최대 3조12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지난 15년간 제약사와 요양기관들이 부당하게 빼낸 돈을 따진다면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공단은 리베이트의 대부분이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에서 충당돼왔다는 것을 인식하고 복지부, 심평원과 관련 홍보물을 공동 제작했으면서도 제약사나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기본적인 해결방안 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공단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면 패소할 것을 우려하거나 제약산업을 죽이려는 것이냐는 제약업계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미국에서는 비슷한 사안으로 2013년에만 해도 건강보험 당국이 제약회사로부터 26억달러를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공단이 나서지 않자 소수의 환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외로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1인당 피해액이 얼마 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