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보경(40세)씨는 요즘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았다. 몇 개월 전만해도 불면증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못 자 늘 예민하고 무기력해 가족들까지 가시방석으로 만들었던 그녀였다. 잠이 안 올 땐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했지만, 그 날만 잠이 들뿐 다음날은 또 잠이 오지 않아 점점 수면제에 의지하게 되었고 불면증을 겪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제 조차 약효를 느끼지 못했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잠이 오지 않으면 쉽게 수면제를 복용한다.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을 만큼 잠을 자지 못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복용하는 수면제는 자칫 잘못하면 불면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불면증을 오래 앓다가 내원하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잠을 자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고 우선은 잠이 오니 계속 수면제를 복용하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수면제를 복용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수면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내성 때문이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다 보면 약에 익숙해져서 내성이 생기고, 복용을 중단하면 더 심한 반동성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수면제 성분이 체내에 남아 낮 동안에도 숙취효과와 기억력 저하 등의 현상이 일어나며 우울감과 불안감, 심하면 자살충동 등의 급격한 감정 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수면제는 병증의 강한 기운을 쳐내는 사법(瀉法)치료에 해당한다. 하지만 불면증을 앓아 온 사람들은 병증도 문제지만 장기간 병증으로 인해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 것도 큰 문제다. 때문에 한의학적으로 불면증 치료의 목표는 무너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춰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잠이 오게 하는 것으로, 병증을 쳐내는 사법과 무너진 기운을 보호하고 채워주는 보법(補法)적 치료가 이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불면증의 한방치료는 수면제처럼 즉각적으로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최소 몇 개월에 걸친 치료를 통해 개인의 건강과 수면의 균형을 함께 되돌리는 것이기에 치료뿐 아니라 불면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환자의 여유로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