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의 절정기에 로마인의 평균 수명은 25세가량이었고 중세시대의 수명은 약 30세였다.
1900년대 선진국의 기대수명은 47세까지 늘었고 지금은 대부분이 80세까지는 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한 미국의 과학 저술가 조너던 와이너가 쓴 '과학, 죽음을 죽이다'(21세기북스 펴냄. 원제 'Long for this world')는 생명 연장을 위한 과학의 도전 여정을 다룬 책이다.
그 여정을 안내하는 사람은 괴짜 의학박사 겸 노화이론가인 오브리 드 그레이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
저자는 인간이 천 년까지 사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 이 급진적인 학자와의 대화를 뼈대로 삼아 영생을 꿈꿨던 과학의 역사를 살펴본다.
노화의 과정은 수많은 세포가 스스로 파괴하고, 회복하고, 다시 재생되는 신진대사가 반복되면서 세포에 쓰레기가 쌓이고 우리 몸이 서서히 지쳐가는 과정이다.
영생을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도 이 노화의 과정을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책에는 세포 내 쓰레기를 처리하는 물질인 리소좀을 발견해 회춘 연구의 길을 연 크리스천 드 뒤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되 칼로리 허용량을 줄일수록 생명이 연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클리브 맥케이 등의 연구가 소개된다.
오브리의 경우 노화를 막는 데 있어 최대의 적인 암세포와 세포 쓰레기를 박멸하는 방법으로 재생 작업을 돕는 말단소립을 제거하고 취약한 유전자를 미토콘드리아 외부로 이동시키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과학뿐만 아니라 프랜시스 베이컨, 셰익스피어, 홉스, 데카르트 등 철학과 문학의 영역에서 영생을 꿈꾸던 시도들도 살펴본 저자는 유한한 삶 속에서 불멸을 누리는 방법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고찰로 책을 끝맺는다.
"불멸을 믿든 그렇지 않든 결국 인간은 같은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우파니샤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날마다 천국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랴.'"(326쪽) 한세정 옮김. 34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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