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자극에 리사는 팔다리를 가만히 둔 채 얌전하게 웃기만 했고, 마저리는 사지를 야단스럽게 흔들며 울음을 터뜨렸다.
16년 후 고등학생이 된 이들을 다시 만났을 때 리사는 느긋하고 자연스러운 성격의 소녀가 됐고 마저리는 소심하고 불안해하는 성격의 소녀로 자라있었다.
저명한 발달심리학자인 제롬 케이건 하버드대 교수가 1989년부터 450명 이상의 생후 16주 아기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이미 아기 때부터 사람별로 다양한 기질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0년 출간한 책 ‘성격의 발견’(시공사 펴냄. 원제 'The temperamental thread)은 케이건 교수가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잠재된 기질과 환경이 성격을 형성하는 과정을 밝힌 책이다.
제롬 교수는 성격 형성에 있어 타고난 기질의 영향력에 더 무게를 싣는다.
그가 1960년대 실시한 한 연구에서도 생후 첫 3년 동안 소심하고 수줍음을 타던 아동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의존적이고 도전을 꺼리는 성격으로 발전했으며 교사, 학자 등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했다.
반면 겁 없고 대담했던 아이들은 축구팀 코치, 기업가 등 불확실성이 큰 직업을 택했다.
그러나 타고난 기질이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부는 아니다.
유전적인 기질적 편향 못지않게 아이가 겪은 환경 역시 성격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타고난 기질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에 맞는 양육법으로 그 기질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 속에서 케이건 교수는 “어릴 적 자녀의 기질에 대해 알고 있다면 그 자녀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최선의 성과를 얻도록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지 잘 준비하거나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난히 까다로운 아이를 가진 부모가 자신의 양육법만 탓하며 자책하거나 조용한 아이에게 무리한 활동성을 강요하는 등의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뇌 과학과 심리학 등을 동원해 성격 발달 과정을 설명한 이 책은 아이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부모나 교사들에게도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김병화 옮김. 308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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