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대체하는 '반려동물'이라는 용어는 인간과 동물이 일방 관계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임을 강조한 표현이다.
사람만이 개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 역시 사람에게 일종의 '정신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위스 심리학자 피에르 슐츠가 쓴 '개가 주는 위안'(초록나무 펴냄)은 이렇게 개가 사람에게 주는 위로와 치유를 조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개가 인간의 정신작용을 돕고 조율하는 무형의 서비스를 '에그조프시시즘(exopsychisme)'이라는 용어로 명명하며 왜 도시인이함께 사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본다.
개와 함께하는 큰 기능 중 하나는 개가 사람을 긍정적이고 편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는 사람이 부정적인 생각이나 느낌을 갖지 않도록 지켜준다. 개는 타인과 교류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에 부응하지만 이때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볼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된다."(17쪽) 개가 주인에게 매 순간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주인은 자기 존재감과 중요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사람이 개에 끌리는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는 개의 '단순함'도 크게 작용한다.
"개는 자기 성찰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개에 대한 인간의 권위는 절대적이 된다. (중략) 개와는 어렵게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이기 때문에 사람이 평생을 걸쳐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결점도 개 앞에서는 온전히 드러내 놓을 수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226쪽) 이렇게 사람이 개로부터 받는 위안이 크다는 사실은 같은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개와 사람과의 이상적인 관계를 통해 인간 사이의 진정한 소통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허봉금 옮김. 24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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