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파일러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공영방송 PBS 진행자다.
예일대와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그는 뉴욕에서 사랑하는 아내, 쌍둥이 두 딸과 함께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불행이 찾아왔다. 44세가 되던 해 왼쪽 대퇴골에서 암이 발견된 것. 20년 넘게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삶의 즐거움으로 삼았던 그에게 암 발병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더는 걷을 수 없다는 것도, 마음껏 여행을 떠날 수 없다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무엇보다 어린 딸들이 아빠 없이 자랄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자신을 대신해 아빠 역할을 해줄 지인 6명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당신이 제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당신이 저 대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겠습니까? 이따금 점심을 사주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자라면 새 신발을 사주지 않겠습니까?(중략) 제가 아이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했을지 이야기해주지 않겠습니까? 제 목소리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이들은 그의 부탁을 들어줬고 두 딸을 돌봐줄 '아빠 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는 딸들에게도 편지를 썼다.
"그들은 나의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어. 내가 죽고 없을 때 그들은 내 삶을 이어갈 수 있어. 내가 말이 없을 때 나를 대신해 말을 이어갈 수 있어" 신간 '아빠가 선물한 여섯 아빠'(21세기북스 펴냄)는 파일러의 실화를 담은 책이다.
현재 투병 중인 파일러는 때론 담담하게 때론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삼키며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어린 딸들에 대한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정(父情)이 눈물샘을 자극한다. 원제는 'The Council of Dad'. 박상은 옮김. 2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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