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은 영양가가 낮은 식물을 소화시켜야 했던 시절의 잔재물이다. 한때 쓸모없는 장기로 인식돼 출생 직후 곧바로 제거하는 수술이 유행하기도 했던 맹장은 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일까.
신간 '우리 몸은 석기시대'(중앙북스 펴냄)는 지구 상의 생명 발달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진화의 결과물인 인간의 몸도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진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몸이 여러 가지 약점을 지닌 것은 무엇보다 진화 과정 자체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 아니라 기존의 신체 부위와 기관을 변이와 선택을 통해 변화시키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때로는 원치 않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인간이 질병을 완전히 퇴치할 수 없는 것도 진화 때문이다.
인간이 오랜 세월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한 것처럼 질병의 원인균인 병원체도 인간과 똑같은 적응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병원체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질병도 출현했다. 비만, 당뇨병 등은 석기시대인들에게는 없던 질병이다.
인간의 몸은 2만 년 전 석기시대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문명의 발달로 운동부족, 영양 과다섭취 등이 일상화되면서 새로운 질병에 시달리게 됐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 책은 진화 생물학적 관점에서 질병의 원인은 무엇인지, 피부색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왜 땀을 흘리는지 등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독일에서 의사이자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교수를 지낸 데트레프 간텐, 의학·생명공학 전문기자 틸로 슈팔 등이 공동 집필했다.
조경수 옮김. 30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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