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센의 왕이자 독일 제국의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3세는 황위에 오른 지 99일 만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주치의들의 황당한 진단과 처방, 진료가 그의 죽음을 재촉했다.
프리드리히 3세는 생전에 적극적으로 개혁을 추진했고 주변국과의 평화와 번영을 모색했다.
반면 그의 뒤를 이은 아들 빌헬름 2세는 아버지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의사들의 실수로 기형아로 태어난 빌헬름 2세는 강박신경증에 시달렸고 황제가 되고 나서는 상처받은 자존심을 군사 강국의 판타지를 통해 보상받으려 했다.
빌헬름 2세가 통치하던 독일 제국은 막다른 길을 향해 내달렸고 그 결과 1차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재앙을 불러왔다.
빌헬름 2세 때 독일은 1차 세계대전을 치렀고 불과 수십 년 뒤에는 나치 정권이 등장,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프리드리히 3세가 어리석은데다 정치적이기까지 했던 주치의들의 오진에 의해 비명횡사하지 않고 천수를 누렸다면, 또 빌헬름 2세가 의사들의 실수로 기형아가 되지 않았다면 세계 역사는 어떻게 전개됐을까.
신간 '위대한 환자와 위험한 의사들'(뜨인돌 펴냄)은 프리드리히 3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나폴레옹, 베토벤, 모차르트 등 역사 속 인물 20명의 삶과 죽음에 깊숙이 개입했던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인 독일의 과학저널리스트 외르크 치틀라우는 "세계사를 돌아보면 그 주역들 중 많은 이들이 좋은 의사가 아니라 오히려 나쁜 의사를 만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무식하고 때론 사악한 돌팔이 의사들' '환자를 두 번 죽인 정치꾼 의사들' 등 이른바 '나쁜 의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놓는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돌팔이 의사의 희생양이었다.
지독한 골초였던 프로이트는 턱뼈 수술을 무려 스무 번 넘게 받아야 했는데 첫 번째 수술만 제대로 됐더라면 나머지 수술은 피할 수도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박규호 옮김. 22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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