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여성들의 '응급피임약' 복용률이 '일반 피임약' 복용률의 2배로 늘어나,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응급피임약은 처방전을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한 전문약이다. 그럼에도 응급피임약의 복용률은 2010년 기준 5.6%로, 먹는 피임약 복용률(2.8%)의 두 배에 달한다. 이는 많은 여성들이 ‘구입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사용이 간편한’ 응급피임약을 일상적인 피임 수단의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부인과의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 게시판을 보면, 응급 피임약에 대한 질문이 상당히 많은데 대부분 응급피임약의 피임효과와 복용 후의 통증이나 부정출혈 등에 대한 것들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응급피임약을 복용한 후에도 이처럼 상담이 많다는 것은, 여성들이 응급피임약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그만큼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위원회의 배현영 위원은 “응급피임약은 일반 피임약의 10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몸에 좋지 않고, 반복해 복용하면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피임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위원은 또한 "응급피임약 복용 후 예정된 생리 예정일에서 7일이 지나도 생리가 없다면 임신 가능성을 고려하여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응급피임약은 복용 직전의 성관계에 대해서만 피임 효과를 가지므로 복용 후 다음날부터는 바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피임약이나 콘돔 등으로 계획적인 피임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에 상관없이 모든 응급피임약은 콘돔이 찢어지거나 성폭행을 당한 경우 등과 같이 제한적인 경우에만 복용해야 하며, 일반적인 피임방법을 대신하여 사용하면 안 된다. 불가피한 경우 응급피임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의사에게 이후 실천 가능한 피임법에 대하여 문의하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여성들이 계획적인 피임의 실천을 통해 자신의 몸을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여성의 피임 및 생리관련 질환에 대해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http://www.wisewoman.co.kr/piim365)와 무료 콜센터(080-575-5757)를 운영하고 있다.